[칼럼] ‘전기차, 한국에서 더 많이 팔려면 더 많이 투자하라’ …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에 담긴 메시지

급속 충전기로 충전하고 있는 BYD 돌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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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6월 30일에 기후에너지환경부가 발표한 ‘전기자동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 결과’는 자동차 업계에 작지 않은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총 35개 참여 업체 가운데 27개사가 통과했지만,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빠르게 세를 키워온 BYD와 첫 출시를 앞둔 지커 등 8개 업체는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습니다. 당장 7월 1일부터 두 브랜드가 출고하는 새 차는 정부 보조금 지원 없이 판매됩니다.

2026년 상반기에 출시된 BYD 돌핀

‘공급망 기여도’ 중시한 전기차 보급사업 수행자 선정 평가

이번 평가는 크게 다섯 가지 항목에 배점하고 합계 100점 만점에 60점 이상을 얻은 업체를 보조금 지급 대상으로 정하도록 했습니다. 평가 항목 다섯 가지는 기술개발 역량, 공급망 기여도, 환경정책 대응, 사후관리·지속성, 안전관리입니다.

이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이 큰 것은 배점이 40점인 ‘공급망 기여도’입니다. 이 항목에서는 생산 및 공급 역량, 부품산업 전환 기여, 지역 공급망 안정성 기여, 고용 창출 효과를 종합 평가합니다. 즉 국내 전기차 및 관련 산업에 기여하는 정도를 기준으로 삼고 있는 거죠.

중국 업체들이 이번 선정에서 탈락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BYD는 철저한 수직계열화를 통해 가격 경쟁력과 상품성을 확보해 국내 시장에서 영역을 넓혔습니다. 그러나 생산과 기술 모두 중국 내 인프라를 활용하는 만큼 국내 관련 산업에 주는 긍정적 영향력은 부족합지다. 지커는 올 상반기가 끝나갈 무렵에야 첫 판매 모델인 7X의 인증을 겨우 마쳐, 국내 판매 실적이 전무하다는 점에서 평가 자체가 어려웠습니다.

'7X 테크 워크샵' 현장에 전시된 지커 7X
‘7X 테크 워크샵’ 현장에 전시된 지커 7X (사진제공: 지커 코리아)

여기서 눈여겨볼 대목은 볼보와 폴스타가 평가를 통과했다는 사실입니다. 두 브랜드는 지커와 같은 지리자동차그룹 소속이면서, 그동안 꾸준히 국내 판매 및 서비스망, 충전 인프라에 투자해왔습니다. 또한, 두 브랜드가 판매 중인 모델에는 LG 에너지솔루션 등 국내 업체가 만든 배터리를 쓰는 것도 있고요.

결국 이번 평가는 브랜드의 국적이 아니라, 한국 산업과 시장에 얼마나 긍정적 영향력을 주었느냐가 중요한 기준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번 평가 결과는 전기차 업체에 보조금 근본 목적에 충실하도록 요구한 것

현재 전기차를 판매하고 있는 BYD는 물론, 출고 개시를 앞두고 준비해온 지커의 타격은 불가피해 보입니다. 특히 원래 보조금 액수가 크지 않았던 BYD보다는, 보조금 100% 지급을 노리고 값을 정했지만 목적을 이룰 수 없게 된 지커의 타격은 더 클 전망입니다. 상품성이나 가치가 매우 두드러지지 않는다면, 소비자 관점에서는 가격 접근성이 낮은 차를 굳이 구매 고려 대상으로 삼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는 이번 평가 및 선정이 중국 전기차에 대한 규제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전기차라는 제품 특성상, 업체들이 단순히 완제품을 수입해 판매하는 데 안주하지 말라는 ‘무언의 압박’으로 보입니다. 전기차 보조금이 국민이 낸 세금을 바탕으로 지원되는 만큼, 보조금의 근본 목적인 전기차 보급 확대와 관련 산업 및 생태계 발전에 기여해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죠.

LG 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솔루션 모형
LG 에너지솔루션의 전기차 솔루션 전시물

이번 선정 결과는 1년간 유지되고, 내년 상반기에 재평가와 선정이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평가 항목과 배점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이번에 선정에서 탈락한 업체들이 지금과 다른 결과를 얻으려면 해야 할 일들이 있습니다. 국내 충전 인프라와 서비스센터, 부품 공급망 등에 충분히 투자하는 일입니다. 외국에서 생산된 완성차를 가져와 인증만 받고 파는 사업 모델은 전기차 분야에서는 통하지 않습니다.

국내 산업 기반이 충분한 내연기관 차와 전기차는 다릅니다. 전기차 보급이 일정 수준에 이르면 사라질 보조금이기는 합니다. 그러나 그 전까지 한국에서 팔고 한국 정부가 지급하는 보조금을 받으려고 한다면, 한국에 투자해야 합니다. 이번 선정에서 탈락한 BYD와 지커는 물론, 앞으로 우리나라에 새로 진출할 계획인 모든 전기차 브랜드에 이번 평가 결과가 던지는 메시지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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